돈을 못 버는 게 아니라 새는 돈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더 많았어요
마이데이터, 이게 나오기 전에는 은행에서 근무할 때 상담을 마치고 돌아가는 고객들을 보면서 자주 했던 생각이 있었어요. “조금만 더 일찍 알았으면 이 돈은 아낄 수 있었을 텐데….”
“조금만 더 일찍 알았으면 이 돈은 아낄 수 있었을 텐데….”
예금 만기가 지났는데 그대로 두고 있는 분도 있었고,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데도 몇 년째 같은 대출을 이용하는 분도 있었어요.
부모님이 가입해준 보험과 직접 가입한 보험이 겹쳐 매달 수십만 원씩 보험료를 내는 경우도 적지 않았어요.
고객들은 돈을 못 버는 것이 아니라, 이미 새고 있는 돈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훨씬 많았어요.
그래서 마이데이터가 처음 나왔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도 새로운 금융 서비스가 아니라 ‘이제는 고객들이 새는 돈을 조금이라도 빨리 찾을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였어요.
오늘은 제가 30년 동안 금융 현장에서 가장 많이 봤던 ‘돈이 새는 다섯 가지 순간’을 이야기해볼게요.
마이데이터, 예금 만기를 놓치는 고객을 정말 많이 만났어요
은행에서 상담하다 보면 만기가 지난 예금을 그대로 두는 고객들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금리가 더 높은 상품이 나왔는데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었고, 바쁘다는 이유로 만기 이후 몇 달 동안 그대로 방치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요즘은 마이데이터를 이용하면 여러 금융회사의 예금과 적금 만기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어요. 예전 같으면 은행마다 앱을 열어봐야 했지만 이제는 한 화면에서 비교가 가능해졌어요.
저는 마이데이터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도 예금 만기예요. 금리는 조금 차이 나는 것 같아도 목돈이라면 1년 뒤 차이는 생각보다 커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마이데이터, 후배 한 명이 제 말만 듣고 연 260만 원을 아꼈어요
제가 함께 일했던 후배 한 명도 주택담보대출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한 번만이라도 마이데이터 대출 비교 서비스를 이용해보라고 권했어요.
며칠 뒤 후배에게 전화가 왔어요.
“선배님, 금리가 이렇게 차이 나는 줄 몰랐어요.”
기존보다 더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중도상환수수료까지 계산한 뒤 실제로 대환을 진행했어요.
결과적으로 1년에 260만 원 정도의 이자를 줄일 수 있었어요.
그 일을 보면서 다시 느꼈어요. 좋은 금융상품을 찾는 것보다 지금 이용하고 있는 금융상품을 한 번 더 점검하는 것이 훨씬 큰 절약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요.
마이데이터, 보험은 저도 직접 정리해서 매달 12만 원을 아끼고 있어요
사실 이건 제 이야기예요. 마이데이터로 보험 가입 내역을 확인하다가 손해보험 보장 항목이 여러 개 겹쳐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실손보험과 다른 건강보험의 보장이 중복되는 부분도 있었고, 지금은 필요하지 않은 특약도 남아 있었어요.
보장 내용을 다시 확인한 뒤 불필요한 부분을 정리했더니 매달 약 12만 원의 보험료를 줄일 수 있었어요. (숨어있는 보험금을 찾는 방법은 12편에서 더 자세히 다뤘어요.) 연간으로 계산하면 144만 원이었어요.
저는 그 돈으로 매달 적금을 하나 더 가입했어요.
마이데이터는 새로운 돈을 만들어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이미 내 지갑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돈을 찾아주는 서비스라는 걸 그때 다시 느꼈어요.
마이데이터, 소비 분석 시스템을 만들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따로 있었어요
제가 참여했던 마이데이터 프로젝트에서 가장 관심 있게 봤던 기능 중 하나가 소비 분석이었어요.
처음에는 거래내역을 보여주는 기능 정도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실제 구축을 시작해보니 가장 어려운 것은 거래를 얼마나 정확하게 분류하느냐였어요.
커피 한 잔도 어떤 사람에게는 업무비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개인 소비예요. 외식인지, 카페인지, 쇼핑인지에 따라 소비 분석 결과도 달라졌어요.
그래서 하나은행 프로젝트에서는 씨즈데이터의 다줌(DaZoom) 솔루션을 적용해 거래내역을 722개 카테고리로 세분화했고, 높은 정확도로 소비를 분류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이 기능이 적용되고 나니 고객들은 “왜 돈이 모이지 않을까?”가 아니라 “내 돈이 어디로 나가고 있었는지”를 숫자로 확인할 수 있게 됐어요.
저는 마이데이터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기능이 바로 소비 분석이라고 생각해요.
마이데이터는 돈을 벌게 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돈이 새는 곳을 알려주는 서비스예요
많은 분들이 마이데이터를 설치만 해두고 자산만 한 번 확인한 뒤 더 이상 열어보지 않아요. 하지만 저는 한 달에 한 번만이라도 꼭 열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마이데이터로 확인해야 할 돈 새는 4가지 순간 (직접 재구성)
이 네 가지만 확인해도 생각보다 많은 돈을 아낄 수 있어요.
30년 동안 금융 현장에서 수많은 고객을 만나면서 제가 얻은 결론은 하나였어요. 돈을 잘 모으는 사람은 특별한 투자 비법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새는 돈을 꾸준히 관리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결국 돈을 모으고 있었어요.
저는 마이데이터가 바로 그 습관을 만들어주는 가장 좋은 금융 도구라고 생각해요.
다음 편에서는 제가 직접 구축했던 마이데이터 실시간 디지털마케팅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은행이 고객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는지 실제 프로젝트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볼게요.
뱅커노트 (Banker’s Note)
30년 금융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과 마이데이터 이야기를 쉽게 풀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