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를 은행이 두려워하는 이유 — 왜일까?
저는 2020년 데이터3법이 통과됐을 때 은행 내부에서 컨설팅을 하고 있었어요.
법이 통과되던 그날 은행권의 공식 반응은 “적극 환영”이었어요. 보도자료에는 “혁신 금융 서비스 제공의 기회”라는 표현이 가득했죠.
하지만 실제 제가 봤던 은행 내부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어요.
저는 당시 여러 은행의 컨설팅 현장에서 이 분위기를 직접 느꼈어요.
긴급 TF가 꾸려지고, 임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를 하고, “우리 어떻게 대응할 거냐”는 말이 오가던 그 분위기. 겉으로는 환영했지만 속으로는 두려워했던 이유,
그리고 이 경쟁에서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건 누구인지 오늘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30년의 금융인으로서, 또 데이터를 누구보다 가장 많이 다뤄봤던 한 사람으로서 그 이유를 정리해드릴게요.
마이데이터, 두려워하는 이유 1 — 고객 데이터 독점 시대의 종말
지금까지 은행은 고객 데이터의 절대적 독점자였어요. A은행 고객의 모든 금융 정보는 오직 A은행만 알고 있었죠.
고객이 매달 얼마를 버는지, 어디에 쓰는지, 얼마를 저축하는지, 어떤 보험에 가입했는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마케팅을 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상품을 추천했어요.
데이터가 곧 경쟁력이었어요.
마이데이터가 시행되면서 이 독점이 깨졌어요. 고객이 동의하면 은행만 알고 있던 고객 정보가 토스·뱅크샐러드·카카오페이로 흘러가게 됐어요.
은행 입장에서는 수십 년에 걸쳐 공들여 쌓아온 데이터 자산이 경쟁사에게 열리는 충격적인 순간이었어요.
마이데이터, 두려워하는 이유 2 — 핀테크의 역습
마이데이터가 시행되면서 핀테크가 할 수 있는 일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이전에는 토스·뱅크샐러드가 스크래핑으로 제한적인 정보만 가져올 수 있었어요.
하지만 마이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전체 금융 현황을 법적으로, 정확하게 받을 수 있게 됐죠. 그러자 이런 서비스가 등장했어요.
“고객님, A은행 대출 금리가 연 5%인데 B은행에서는 연 3.8%에 가능해요. 지금 갈아타시겠어요?”
저는 당시 컨설팅 현장에서 은행 영업 담당 임원이 이런 말을 하는 걸 직접 들었어요.
“우리가 10년 동안 공들여 키운 고객을 핀테크가 앱 하나로 데려가고 있다.”
그만큼 위기감이 컸어요.
마이데이터, 두려워하는 이유 3 — 빅테크의 금융 침공
네이버·카카오·삼성 같은 빅테크들도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았어요.
이들이 가진 데이터 경쟁력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했어요. 카카오는 메신저·이동·쇼핑 데이터를 이미 보유하고 있었어요.
여기에 금융 데이터까지 더해지면 초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해져요. 은행 임원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시나리오가 바로 이것이었어요.
“우리가 금융 데이터는 갖고 있지만, 빅테크는 생활 데이터까지 갖고 있다. 고객을 더 잘 아는 건 우리가 아닐 수 있다.”
마이데이터, 은행 내부에서 본 지각 변동
전략 1 —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직접 참전
모든 시중은행이 마이데이터 사업자 허가를 받았어요. 방어에서 공격으로 전환한 거예요.
핀테크가 마이데이터로 내 고객을 빼앗아가려면, 우리도 더 좋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고객을 붙잡겠다는 의지였어요.
처음에는 준비가 부족해서 핀테크보다 늦게 서비스를 출시한 은행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더 정교해진 곳도 많아요.
전략 2 — 금융지주 관계사 시너지 극대화
은행이 핀테크에 비해 압도적으로 유리한 점이 있었어요. 바로 그룹사예요.
토스는 은행 데이터를 API로 받아올 수 있지만, 은행들은 그룹 관계사와 통합 마케팅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아요.
제가 직접 참여한 프로젝트에서도 모 금융지주의 관계사들이 연합해 초기 회원가입 이벤트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함께 했어요.
통합 마케팅 브랜드를 별도로 만든 것도 이런 전략의 결과예요. 다른 마이데이터 사업자들과 달리 고객에게 하나의 통합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철학을 담은 거였죠.
전략 3 — AI와 초개인화
마이데이터 등장으로 은행의 데이터 독점 시대는 끝났지만, 은행은 여전히 분석 역량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 했어요.
단순 조회를 넘어 AI로 고객별 맞춤 상품을 추천하고, 생애주기에 맞는 금융 솔루션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했어요.
저도 은행 영업점 창구에 생성형 AI를 도입해서 고객의 마이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요약하고 직원이 맞춤 상담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했어요.
얼마나 많은 준비가 들어갔는지 잘 알고 있어요.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 경쟁의 진짜 승자는 금융 소비자예요
저는 마이데이터의 초기부터 지금까지 변천 과정에 모두 참여한 사람으로서 내린 결론은 이거예요.
결국 은행과 핀테크·빅테크의 치열한 경쟁, 이 싸움에서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건 바로 소비자예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런 변화가 생겼어요.

▲ 마이데이터 경쟁이 만든 소비자 혜택 3가지 (직접 재구성)
마이데이터, 이 경쟁을 영리하게 활용하세요
마이데이터 2.0 시행으로 이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어요.
의료·공공 데이터까지 연계되는 방향으로 확대되면서 데이터를 둘러싼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예요.
그리고 그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소비자가 받는 혜택은 더 커질 거예요.
저는 여러분께 제안해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있어요. 금리를 비교하고 더 좋은 조건으로 갈아타세요. 더 좋은 서비스를 찾아 이동하세요.
내 데이터를 활용해서 더 유리한 금융생활을 만드세요. 은행·핀테크·빅테크가 내 고객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이 시대, 그 치열한 경쟁의 가장 큰 수혜자는 결국 금융 소비자가 될 거예요.
다음 편에서는 마이데이터로 실전 재테크하는 방법, 실제로 돈 버는 완전 가이드를 전해드릴게요.
뱅커노트 (Banker’s Note)
30년 금융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과 마이데이터 이야기를 쉽게 풀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