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에 근무할 때 정말 자주 받았던 질문이 있습니다.
“팀장님, 예금이 좋을까요? 적금이 좋을까요?”
많은 분들이 둘 중 하나가 더 좋은 상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고객을 상담하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조금 달랐습니다. 예금이 더 좋은 것도 아니고, 적금이 더 좋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 돈을 언제 사용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목적을 가지고 모으는지였습니다.
그 생각을 갖게 만든 두 분의 고객이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금리가 4.5%인데 왜 이자가 이것밖에 안 되나요?”
사회초년생 한 분이 지점을 찾아오셨습니다. 매달 50만 원씩 1년 동안 적금을 넣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당시 금리는 연 4.5%였습니다.
가입을 마친 뒤 1년이 지나 만기일에 다시 은행을 찾으셨습니다. 통장을 확인하던 고객은 당황한 표정으로 저에게 물었습니다.
“팀장님, 금리가 4.5%인데 왜 이자가 이것밖에 안 되죠?”
처음에는 무슨 말씀인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알고 보니 고객은 이렇게 계산하고 계셨습니다.
50만 원 × 12개월 = 600만 원
600만 원 × 4.5% = 27만 원
즉, 만기금액이 약 627만 원 정도 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적금은 예금과 계산 방식이 다릅니다. 매달 돈을 넣기 때문에 처음 넣은 돈과 마지막에 넣은 돈의 예치 기간이 서로 다릅니다. 여기에 이자소득세 15.4%까지 차감되기 때문에 실제 받는 이자는 기대했던 금액보다 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담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많은 고객들이 이자소득세를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적금을 가입할 때 예상 세후 이자까지 함께 설명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 적금의 예상 이자와 세후 실제 이자 차이를 표현한 그림 (직접 재구성)
돈을 가장 잘 모으던 조사장님의 한마디
지점에는 오랫동안 거래하시던 조사장님이 계셨습니다. 정말 돈을 모으는 데 진심인 분이셨습니다. 어느 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팀장님, 주식도 해보고 펀드도 해봤는데 결국 돈 모으는 데는 은행 예금이 최고예요. 속도는 느리고 답답합니다. 그런데 결국 돈은 예금과 적금으로 모이더라고요.”
그때는 그 말이 조금 단순하게 들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저도 그 의미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가끔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합니다. 시장이 좋을 때는 투자 수익이 만족스러울 때도 있지만, 반대로 계좌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이상하게도 조사장님의 그 말씀이 한 번씩 떠오릅니다.
물론 투자도 필요합니다. 자산을 불리는 데는 투자만 한 방법도 없습니다. 하지만 돈을 모으는 것과 돈을 불리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라는 점을 조사장님은 이미 오래전에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예금과 적금은 경쟁하는 상품이 아닙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예금과 적금 중 어느 것이 더 좋은지 묻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 상품의 역할이 다릅니다. 목돈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면 예금이 잘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월급을 받으며 조금씩 자산을 만들고 있다면 적금이 더 자연스러운 선택입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을 시작하면 항상 먼저 질문했습니다.
“이 돈은 언제 사용하실 예정입니까?”
이 질문 하나면 대부분의 답이 나왔습니다.

▲ 목돈 여부에 따른 예금·적금 선택 기준을 표현한 그림 (직접 재구성)
사회초년생이라면 정부 지원 상품도 함께 살펴보세요
요즘은 일반 적금뿐 아니라 청년을 위한 정책형 금융상품도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기존 청년도약계좌는 신규 가입이 종료되었지만, 뒤를 이어 정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담은 새로운 정책형 적금이 순차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청년내일저축계좌처럼 별도로 저축을 지원하는 제도도 함께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만 가입 대상과 지원 내용, 신청 시기는 수시로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청 전에 반드시 서민금융진흥원이나 관련 기관의 최신 공고를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돈은 습관이 모아줍니다
지점에서 고객들을 만나며 제가 가장 많이 느낀 것은 돈을 모으는 특별한 비법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매달 일정 금액을 먼저 저축하고, 목적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고, 쉽게 해지하지 않는 것. 결국 이 세 가지를 꾸준히 실천한 분들이 가장 안정적으로 자산을 만들어 갔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누군가 저에게 “예금이 좋을까요? 적금이 좋을까요?”라고 묻는다면 상품부터 추천하지 않습니다. 먼저 이렇게 되묻습니다.
“그 돈은 언제 사용할 계획이신가요?”
돈의 목적이 정해지면, 예금을 선택할지 적금을 선택할지도 자연스럽게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통장을 목적별로 나누는 방법은 통장을 목적별로 나누면 돈 관리가 쉬워지는 이유 글에서도 다뤘습니다.
※ 예금과 적금의 금리, 우대조건, 중도해지 이율 및 정부 지원 상품의 가입 조건은 금융기관과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입 전 반드시 최신 상품설명서와 관련 공고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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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빨리 불리는 방법은 많지만, 꾸준히 모으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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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금융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금융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