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 더 많은 데이터, 더 좋은 서비스
2021년 12월,
금융 마이데이터가 처음 시행됐을 때 전송 가능한 정보 항목은 492개였어요.
2022년 9월,
한국신용정보원이 마이데이터 표준 API 규격 2.0을 발표했습니다.
정보 제공 항목이 492개에서 720개로 대폭 확대됐어요.
단순히 숫자가 늘어난 게 아니에요.
연금·신용·부채·보험·공공정보까지 이전에는 마이데이터로 볼 수 없었던 정보들이 새로 추가됐어요.
고객의 전체 금융 그림이 훨씬 더 정밀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2023년 하나은행 마이데이터 API 2.0 적용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했습니다.
오늘은 그 현장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왜 API 2.0이 필요했나
마이데이터 1.0 시행 이후
현장에서 계속 이런 아쉬움이 나왔어요.
“타행 연금 정보가 안 보여요.”
“보험 특약 사항까지 보고 싶은데 안 되네요.”
“대출 자동이체 정보가 없어서 부채 관리가 불완전해요.”
마이데이터가 아무리 좋아도 제공되는 정보 항목이 제한적이면 서비스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어요.
API 2.0은 이런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정보 제공자(금융기관)와 마이데이터 사업자 모두 의무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규격이었습니다.
하나은행은 정보 제공자 관점 개발을 먼저 완료했어요.
2022년 12월 1차, 2023년 6월 2차 적용을 마치고,
이어서 마이데이터 사업자 관점 개발을 본 프로젝트에서 진행했습니다.
492개 → 720개, 무엇이 추가됐나
API 2.0에서 새로 추가된 주요 정보 항목들이에요.
(출처: 한국신용정보원 마이데이터 표준 API 2.0)

연금 정보 — 가장 큰 변화예요
기존에는 개인연금만 일부 제공됐어요.
API 2.0부터는 세 가지 연금이 한눈에 보이게 됐어요.
- 개인연금 (연금저축신탁, 납입 및 평가금액, 약정 이자율)
- 퇴직연금 (DB형·DC형 가입 여부)
- 국민연금 (가입 내역, 기존 소득월액, 납부 월수 및 금액)
공무원연금까지 포함됐어요.
이제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세 가지를 마이데이터 앱 하나에서 한꺼번에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신용·부채 정보 — 훨씬 정밀해졌어요
대출 자동이체 계좌 등록 정보, 카드론·리볼빙 상환 계좌 상세 정보가 추가됐어요.
다중채무자가 여러 금융기관 대출을 한 화면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보험 정보 — 더 넓어졌어요
화재보험·소액보험·특약 사항까지
조회 범위가 확대됐어요.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른 보험도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부모님이 가입해 준 보험도 마이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어요.
공공·제휴 정보 — 새로 추가됐어요
행안부 공공 마이데이터와 연계해서 국세·지방세 납세 증명서, 연금 가입 내역 확인서를 받을 수 있게 됐어요.
KCB 신용평점 정보도 제휴 데이터로 연계됐습니다.
프로젝트 3가지 핵심 방향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새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어요.
3가지 방향으로 추진했습니다.
① API 2.0 수집 체계 구축
720개 항목의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수집하고 저장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공공 마이데이터·제휴 데이터 수집 체계도 함께 구축했습니다.
② 신규 서비스 출시 및 기존 서비스 개선
새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서 신규 서비스를 출시했어요.
신용관리서비스 →
신용점수 관리, 마이데이터 기반 신용점수 올리기 기능을 제공해요.
하나합 기관연결 데이터를 신용점수 올리기에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여러분들도 한번 체험해 보세요.
부채관리서비스 →
타 기관 포함 전체 대출의 상환 예정 일정·금액을 알려줘요.
다중채무자가 여러 금융기관 대출을 한눈에 관리할 수 있어요.
연금진단서비스 →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을 통합해서
내 노후 자산이 얼마인지 한눈에 볼 수 있어요.
③ 프로세스 개선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연계를 강화했어요.
마이데이터 기관연결 후 한 번의 추가 동의로 오픈뱅킹 계좌 등록까지 동시에 완료할 수 있게 됐어요.
토스처럼 편리한 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출처: 하나은행 프로젝트 프로세스 개선 )

현장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720개 항목 전체를 서비스에 반영하는 것이었어요.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문제는 수집된 데이터를
고객이 실제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로 만드는 과정이에요.
예를 들어
국민연금 데이터가 새로 들어왔어요.
그런데 이 데이터로 고객에게 어떤 정보를 어떻게 보여줘야 가장 유용할까를 설계하는 게 더 어려운 일이었어요.
기술보다 기획이 더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데이터 품질 문제가 또 하나의 큰 벽이었어요.
불완전한 데이터를 검증하고, 해당 기관과 신정원에 요청하여 정상적인 데이터를 받고,
다시 검증해서 사용 가능한 정보로 만드는 일이 정말 힘들었어요.
프로젝트 기간 절반을 이 작업에 매달렸습니다.
저는 은행 IT와 현업 경험을 모두 했는데도 데이터 정합성 검증에 정말 애를 먹었어요.
어려웠던 사례를 하나 들자면 보험 데이터예요.
전체 보장내역과 피보험자 등 정보 내용은 확대됐지만,
계약금액·납입금액·납입횟수 등 여러 데이터가 들어오면서도
정작 핵심인 현재 총납입금액과 해지예정금액은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고객의 현재 보험 자산 상태를 정확히 확정 짓기가 어려웠습니다.
앞으로 협의를 통해 이 부분도 API 항목에 포함시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고객에게 달라진 것
API 2.0 적용 후
고객이 실제로 느끼는 변화는 세 가지예요.
연금 정보 통합 조회 →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을 마이데이터 앱 하나에서 한번에 볼 수 있어요.
노후 준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어요.
신용·부채 관리 강화 →
타행 대출 상환 일정과 금액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알림을 받을 수 있어요.
연체 위험을 미리 방지할 수 있어요.
보험 보장 완전 파악 →
특약 사항을 포함한 전체 보험 보장 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요.
중복 보험이나 누락된 보장을 찾아낼 수 있어요.
마치며 —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서비스는 깊어진다
492개에서 720개로.
단순히 숫자가 늘어난 게 아니에요.
고객의 금융 생활을 더 깊이,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 거예요.
연금·신용·부채·보험·공공정보까지 연결되면서
마이데이터가 진정한 의미의 금융 비서에 가까워졌습니다.
앞으로 마이데이터 정보 항목은 계속 확대될 거예요.
의료·공공 데이터까지 연계되면
마이데이터가 금융을 넘어 생활 전반의 데이터 플랫폼으로 진화할 거예요.
다음 편에서는 마이데이터 2.0 대면서비스 구축, 영업점을 바꾼 디지털 프로젝트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뱅커노트 (Banker’s Note)
30년 금융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과 마이데이터 이야기를 쉽게 풀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