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편: 마이데이터 2.0 대면서비스 구축 — 영업점을 바꾼 디지털 프로젝트

들어가며 — 어르신도 마이데이터를 쓸 수 있어야 한다

2024년 초,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을 때였어요. 전국 마이데이터 가입자는 빠르게 늘고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계속 나왔습니다. “스마트폰을 잘 못 다루는 어르신들은 마이데이터 혜택을 전혀 못 받고 있어요.”, 디지털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아무리 좋은 서비스도 그림의 떡이에요.”

맞는 말이었어요. 마이데이터는 처음부터 비대면 앱 서비스로 설계됐어요. 스마트폰 사용이 서툰 고령층, 디지털 취약계층은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2024년 4월 마이데이터 2.0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어요. 오프라인 대면 가입·조회·활용을 허용하기로 한 거예요. 저는 2024년~2025년 하나은행 마이데이터 2.0 대면서비스 구축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했습니다.

당시 금융위원회가 추진한 디지털 소외계층 지원 방향은 실제 영업점 대면 시스템 구축에도 그대로 반영됐어요.

<그림>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마이데이터 활용 프로세스

금융위원회는 디지털 소외계층도 영업점을 통해 마이데이터 가입·조회·활용이 가능하도록 개선 방안을 추진했습니다. [출처 : 금융위원회, 2024.4.4 보도자료]


왜 대면서비스가 필요했나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행 이후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있어요. “우리 어머니가 마이데이터 쓰고 싶다는데, 제가 대신 해드릴 수 있나요?” 안타깝게도 불가능했어요. 마이데이터는 본인 명의 스마트폰으로 본인이 직접 인증하고 동의해야 했거든요. 아무리 가족이라도 대신해줄 수 없었습니다.

통계를 보면 문제가 더 명확해져요. 60세 이상 고령층의 스마트폰 금융 앱 이용률은 젊은 세대에 비해 현저히 낮아요. 마이데이터 가입자 중 60세 이상 비율도 매우 낮았습니다. 마이데이터가 진정한 국민 서비스가 되려면 영업점 창구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야 했어요. 금융위원회도 같은 판단을 했고, 2025년 11월 20일 드디어 마이데이터 오프라인 대면서비스가 공식 시행됐습니다.


2단계 구축 전략

하나은행은 대면서비스 구축을 2단계로 추진했어요.

단계시기내용
1단계 — 영업지원시스템2024년 상반기마이데이터 정보를 가공해 영업기회 정보로 직원 화면에 제공
2단계 — 대면서비스2024년 하반기~2025년고객 동의 후 전체 금융 현황을 직원과 함께 보며 맞춤 상담

1단계 — 마이데이터 활용 영업지원시스템

직원에게 고객의 마이데이터를 직접 화면에 보여주는 것은 아니었어요. 대신 마이데이터 정보를 가공해서 영업기회 정보로 만들어 직원 화면에 제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 고객은 타행 적금이 3주 후 만기 도래합니다” 라는 정보를 직원 화면에 표시해주는 거예요. 직원은 이 정보를 보고 고객에게 맞춤형 제안을 할 수 있었습니다.

2단계 — 마이데이터 대면서비스

은행은 대면서비스 구축을 2단계로 추진했어요.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해서 직원에게 동의하면, 직원이 고객의 전체 금융 현황을 화면으로 함께 보면서 맞춤 상담을 할 수 있게 됐어요. 타행 계좌·대출·보험·연금까지 한 화면에서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 진단과 상품 제안이 이루어지는 방식이에요.


창구 직원의 영업 나침반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핵심적인 시스템은 마이데이터 정보를 분석·가공한 영업기회 정보가 제공되는 방식이었어요.영업점 창구 직원이 고객을 응대할 때 사용하는 정보 화면이 있는데, 여기에 마이데이터 기반 영업기회 정보가 탑재됐습니다. 물론 영업점 직원은 고객에 대한 자세한 계좌 정보는 볼 수 없지만, 마이데이터의 가공된 정보를 통해 고객을 대략 파악하게 지원하는겁니다.

표시 정보
예금·적금타행 적금 만기 3주 이내 고객
대출타행 대출 금리 5% 이상 고객
보험실손보험 미가입 고객
연금퇴직연금 DC형 미가입 고객
결제성급여가 타행으로 이체되는 고객

직원은 이 정보를 보고 “고객님, 타행 적금이 곧 만기가 되시는데 저희 상품과 비교해드릴까요?” 라고 자연스럽게 제안할 수 있어요. 중요한 건 고객이 마이데이터 마케팅 동의를 한 경우에만 이 정보가 표시된다는 거예요. 동의하지 않은 고객 정보는 절대 표시되지 않습니다.


대면 동의 절차 — 현장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어려웠던 건 대면 동의 절차를 설계하는 것이었어요. 비대면 마이데이터는 고객이 스마트폰에서 직접 인증하고 동의하면 됐어요. 그런데 대면은 달랐어요. 영업점 창구에서 직원이 고객의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이런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직원이 대신 동의 버튼을 눌러줘도 되나요?”, “고객이 직접 서명해야 하나요?”, “대면 동의를 받으면 비대면 동의와 동일한 효력이 있나요?”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내부 통제 방안을 수립하고, 실제 창구에서 적용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드는 과정이 정말 복잡했습니다.

결국 고객이 직접 전자 서명하고, 창구에서 고객이 금융결제원 1회용 인증서를 직접 발급 받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대면 동의 절차를 완성했어요. 그것이 법적 효력을 갖는 동의가 되는 방식이에요.


2025년 11월 20일 — 드디어 대면서비스 시작

2025년 11월 20일, 마이데이터 대면서비스가 공식 시행됐습니다. (출처: 금융위원회 2025.11.19 보도자료) 이날 하나은행을 포함한 여러 은행이 동시에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처음으로 대면서비스를 이용한 어르신 고객이 창구에서 본인의 전체 금융 현황을 한눈에 보는 순간을 직원들이 전해줬어요.

“이게 다 내 돈이에요? 여기저기 있었는데 이렇게 한 번에 보이네요.”

그 한마디가 이 프로젝트를 왜 해야 했는지를 가장 잘 설명해줬습니다.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대면서비스 시행으로, 스마트폰을 쓰기 어려운 고령층과 영업점이 부족한 지역 주민들도 마이데이터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어요.

디지털 금융 취약 계층도 이제는 소외 없이 모든 국민이 마이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거예요.


고객이 알아야 할 것

대면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신분증을 지참해서 가까운 영업점을 방문하시면 돼요. 창구에서 직원에게 “마이데이터 대면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직원이 동의 절차를 안내해드리고, 동의 후 전체 금융 현황을 함께 보면서 상담을 받을 수 있어요.

단 한 가지 꼭 기억하세요. 창구 직원이 고객의 마이데이터를 볼 수 있는 건 고객이 동의했을 때 만이에요. 고객은 마이데이터 상담 시마다 담당 직원을 지정해 함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상담이 끝난 이후에는 직원은 마이데이터 정보를 볼 수 없어요. 고객이 동의하지 않으면 직원은 절대 볼 수 없어요.


마치며 — 마이데이터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

마이데이터가 처음 시작됐을 때, 저는 이 서비스가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만의 혜택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어요.하지만 대면서비스 구축을 통해 그 걱정이 조금 해소됐습니다. 스마트폰이 없어도 디지털이 서툴러도 영업점에 방문하면 마이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됐어요. 마이데이터가 진정한 의미의 국민 서비스로 한 걸음 더 나아간 거예요.

하나은행 마이데이터 초기 구축부터 2.0 대면서비스까지, 6개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하면서 느낀 것이 있어요. 좋은 기술은 모든 사람이 쓸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AI와 마이데이터가 만나는 초개인화 금융의 시대, 앞으로 우리 금융 생활이 어떻게 달라질지 이야기해드리겠습니다.


뱅커노트 (Banker’s Note) 30년 금융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과 마이데이터 이야기를 쉽게 풀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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