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 두 팀을 조율해보니 가장 큰 차이는 따로 있었어요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회의에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은 ‘연결’이었어요

마이데이터 2.0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되던 때였어요.

그날 회의 주제는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 연계 방안이었어요. 기관 간 연결 방식은 어느 정도 방향이 잡혀 있었지만, 고객이 실제로 어떻게 서비스를 이용하게 할 것인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어요.

회의 중 오픈뱅킹 담당이었던 신 차장님이 이런 의견을 냈어요.

“마이데이터 연결은 했는데 오픈뱅킹도 다시 가입해야 하면 고객 입장에서는 너무 복잡하지 않을까요?”

순간 회의실이 조용해졌어요.

그 질문은 단순히 가입 절차를 줄이자는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을 어떻게 하나의 고객 경험으로 연결할 것인가. 그게 우리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였어요.

그날 저는 두 서비스가 비슷해 보여도 출발점부터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어요.

오픈뱅킹은 ‘거래’를 위한 서비스였어요

오픈뱅킹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회의에서 가장 많이 등장했던 단어는 조회, 이체, 거래였어요.

고객이 어느 은행 계좌를 사용하든 하나의 앱에서 조회하고 송금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어요.

회의에서도 자연스럽게 거래 안정성과 처리 속도, 고객이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절차에 대한 논의가 대부분이었어요.

오픈뱅킹의 역할은 분명했어요. 돈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 은행 입장에서도 고객의 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어요.

마이데이터는 ‘정보’를 연결하는 프로젝트였어요

반대로 마이데이터 프로젝트는 분위기부터 조금 달랐어요. 거래보다 정보가 중심이었어요.

고객의 계좌뿐 아니라 카드, 대출, 보험, 연금, 투자 정보까지 어떻게 한 화면에서 보여줄 것인지, 그리고 그 데이터를 활용해 어떤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가 회의의 핵심이었어요.

같은 금융 데이터를 다루지만 목적은 전혀 달랐어요. 오픈뱅킹이 거래를 위한 인프라였다면, 마이데이터는 고객의 금융정보를 분석하고 연결하는 플랫폼에 가까웠어요.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가장 큰 차이

▲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가장 큰 차이 (직접 재구성)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 함께 경험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연결’이었어요

많은 분들은 지금도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를 비슷한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저희에게는 두 서비스를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결할 것인가가 가장 어려운 과제였어요.

고객은 하나의 은행 앱을 사용할 뿐인데, 내부에서는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가 서로 다른 구조로 동작했어요.

운영 기관도 달랐고, 인증 절차도 달랐고,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식도 달랐어요. 그래서 고객은 하나의 화면만 보지만, 그 뒤에서는 여러 시스템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었어요.

결국 프로젝트의 목표는 복잡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그 복잡함을 전혀 느끼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었어요.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이 연결되자 고객 경험이 완성되기 시작했어요

저는 마이데이터를 직접 구축하면서, 오픈뱅킹 팀과는 연결 방향을 정의하는 회의를 주관하고 두 팀 사이를 조율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했어요.

두 서비스를 각각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고객 경험으로 연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마이데이터 현업 담당자와 오픈뱅킹 현업 담당자들을 한자리에 모았어요. 회의에서 제가 가장 먼저 했던 이야기가 아직도 기억나요.

“고객은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를 따로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우리 은행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생각할 뿐이에요.”

예를 들어 마이데이터 2.0 대면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다른 은행 예금이 곧 만기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면, 고객의 동의를 받은 뒤 오픈뱅킹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해 새로운 상품까지 가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어요.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과 실제 거래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야 고객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었어요.

처음에는 검토해야 할 사항도 많았어요.

담당 조직도 달랐고, 개발 일정도 달랐어요. 하지만 고객 중심으로 생각해보자는 데 모두 공감했고,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결국 두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방향으로 개발하기로 했어요.

그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작은 보람을 느꼈어요. 새로운 기능 하나를 만든 것이 아니라, 고객이 조금 더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경험을 함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 제가 두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얻은 결론이에요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는 자주 함께 이야기되지만 경쟁하는 서비스는 아니에요.

오픈뱅킹은 금융 거래를 더 편리하게 만들었고, 마이데이터는 고객이 자신의 금융정보를 더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그리고 두 서비스가 연결되면서 고객은 금융정보를 확인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거래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어요.

프로젝트를 마친 뒤 가장 크게 느낀 게 하나 있어요.

고객은 오픈뱅킹인지, 마이데이터인지 구분하지 않아요. 그저 더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원할 뿐이에요.

그래서 좋은 금융 서비스는 새로운 기능을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서비스를 고객이 의식하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마이데이터를 직접 구축하고 오픈뱅킹 팀과는 연결 방향을 조율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면서, 두 프로젝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결국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 경험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배울 수 있었어요.

다음 편에서는 은행과 빅테크, 핀테크가 왜 마이데이터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었는지, 현장에서 직접 경험했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뱅커노트 (Banker’s Note)
30년 금융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과 마이데이터 이야기를 쉽게 풀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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