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는 금융에서 멈추지 않아요 — 병원에서 실손보험을 청구하며 느낀 변화

마이데이터를 구축할 때는 병원까지 연결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금융 마이데이터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목표는 분명했어요. 은행, 카드사, 보험사, 증권사에 흩어져 있는 금융 정보를 한곳에서 조회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어요.

그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기관마다 시스템이 달랐고, 데이터 표준도 달랐어요. 수없이 회의를 하면서도 ‘금융 데이터만 연결하는 것도 이렇게 어려운데 의료나 공공 데이터까지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그런데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갈 무렵부터 회의에서 조금씩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앞으로는 의료와 공공 데이터까지 연결되는 시대가 올 겁니다.”

그때는 조금 먼 이야기처럼 들렸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변화가 하나씩 현실이 되는 모습을 직접 보게 됐어요.

마이데이터, 병원에서 실손보험을 청구하면서 다음 단계를 느꼈어요

얼마 전 어깨와 다리 통증 때문에 병원에서 충격파 치료를 받았어요. 치료를 마치고 나오는데 병원에서 문자 한 통이 도착했어요. 실손보험을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는 안내였어요.

예전 같으면 진료비 영수증과 진료확인서를 직접 챙겨 보험사 앱에서 하나씩 등록해야 했는데, 이번에는 병원에서 안내한 절차를 통해 훨씬 간편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었어요.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금융에서 시작된 데이터 연결이 이제는 의료 분야까지 이어지고 있구나.’

물론 아직 모든 병원이 같은 수준은 아니었어요.

제가 치료받았던 다른 병원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어요. 같은 의료기관이라도 서비스 수준에는 차이가 있었고, 아직은 확산되는 과정이라는 것도 함께 느낄 수 있었어요.

마이데이터, 의료 분야도 결국 ‘내 데이터를 내가 활용하는 서비스’였어요

많은 분들이 의료 마이데이터를 어렵게 생각하지만 개념은 금융 마이데이터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내 진료 기록과 건강검진 결과, 처방 내역 같은 의료 정보를 내가 직접 조회하고, 필요한 곳에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예요.

금융 마이데이터를 구축하면서 제가 가장 많이 했던 이야기가 하나 있었어요.

“데이터의 주인은 금융회사가 아니라 고객입니다.” 의료 데이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내 건강정보도 결국 내가 필요할 때 가장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데이터 활용이라고 생각했어요.

마이데이터, 공공 데이터도 조금씩 연결되고 있었어요

공공 데이터도 같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어요.

현재 마이데이터에서는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4대 공적연금 정보를 연계해서 조회할 수 있어요.

예전에는 각각의 기관을 방문하거나 사이트를 따로 이용해야 했지만, 이제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보다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어요.

또 하나 눈여겨보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대출을 신청할 때 고객이 동의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소득 관련 정보를 활용해 심사를 진행하는 서비스도 이미 운영되고 있어요. 예전처럼 고객이 직접 여러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거예요.

마이데이터, 금융에서 의료·공공으로 확장돼요

▲ 마이데이터, 금융에서 의료·공공으로 확장돼요 (직접 재구성)

프로젝트를 하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자주 했어요.

‘여기서 한 단계만 더 발전하면 정말 편리해질 텐데.’ 앞으로는 홈택스의 소득자료나 연말정산 자료까지 마이데이터와 안전하게 연결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그렇게 된다면 금융상품을 이용할 때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제도와 기술,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이데이터, 많이 연결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뢰였어요

금융 마이데이터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기술보다 신뢰였어요. (개인정보와 데이터 활용의 균형에 대해서는 20편에서 더 자세히 다뤘어요.) 의료 정보는 금융 정보보다 훨씬 민감해요.

그래서 데이터를 더 많이 연결하는 것보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동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금융 마이데이터도 같은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어요. 의료와 공공 마이데이터도 결국 같은 길을 걸어가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마이데이터는 결국 ‘내 데이터의 주인은 나’라는 이야기였어요

금융 마이데이터를 처음 구축할 때만 해도 많은 분들은 새로운 금융 서비스 하나가 생기는 정도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봤어요.

마이데이터는 서비스를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의 주인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변화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그 변화가 금융을 넘어 의료와 공공 분야까지 조금씩 이어지고 있어요. 병원에서 실손보험을 간편하게 청구했던 경험도 그 변화의 한 장면이었어요.

아직 모든 데이터가 연결된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이미 4대 공적연금처럼 연결된 데이터도 있고, 건강보험공단 정보를 활용하는 금융서비스도 운영되고 있어요.

앞으로 홈택스 소득자료나 연말정산 자료까지 안전하게 연결되는 날이 온다면, 우리의 금융생활은 지금보다 훨씬 편리해질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저는 마이데이터의 미래는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더 쉽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음 편에서는 마이데이터 2.0이 실제 내 금융생활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지금 당장 써볼 수 있는 활용법을 이야기해드릴게요.


뱅커노트 (Banker’s Note)
30년 금융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과 마이데이터 이야기를 쉽게 풀어갑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